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16일 첫 정상회담을 가진다. 백악관은 25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양 정상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은 당면한 이슈들을 모든 범위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이는 미-러 관계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끝내는 시점에 열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12, 13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비롯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연합(EU) 회담 등에 참석한다. 유럽 방문을 마무리한뒤 제네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다.
그간 미-러 관계는 푸틴 대통령의 이웃 국가에 대한 압박과 알렉세이 나발니 탄압으로 악화되어 왔다. 미국은 러시아를 비난하며 경제적인 제재를 가하거나 자국 내 외교 인사를 추방하기도 했다.
올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 독살을 시도하고 구금했다는 것을 빌미로 두 차례 제재 조치를 취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외교 관계자 10명을 추방하고 32개 러시아 개인 및 단체와 6개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당시 백악관은 제재의 배경으로 러시아 정보기관이 미국 공공기관과 기업이 사용하는 공급망을 공격한 ‘솔라윈즈’ 사건과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송유관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해킹 공격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다음달 제네바에서 두 정상이 신 전략무기감축협정인 ‘뉴 스타트’ 연장, 사이버 공격, 나발니 등을 주요 의제로 놓고 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25일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은 1985년에도 제네바에서 회담을 연 바 있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의 회담은 냉전 종식의 전환점이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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