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안 맞은 사람이 美경제회복 원동력?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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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자보다 오프라인 소비 더 해
WSJ “접종자는 신중한 성향 많아”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보다 맞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오프라인 소비를 더 빨리 늘리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백신 접종자가 대면 경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경제 회복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통념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업체 카디파이가 올해 4월 모바일 이용자 1600명에게 백신 접종 여부와 계획을 물은 뒤 신용·직불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백신 미접종자가 접종자에 비해 식당과 호텔, 극장 등에서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활발한 소비를 했다고 보도했다. 백신 미접종자는 지난달 극장, 공연장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 소비가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지난해 1월 대비 20% 증가한 반면 백신 접종자는 10%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위험 감수성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카디파이는 “백신 접종자는 신중한 성향이 많기에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걸 아직 불편해한다”면서 “반면 미접종자는 위험 감수 성향이 비교적 강하기에 일상으로 먼저 돌아갔을 뿐 아니라 영업을 재개한 곳으로 먼저 돌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어니스트리서치의 조사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낮은 주(州)에서 공항, 호텔, 극장 등의 유동인구가 더 빠르게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기준 백신 접종률이 45% 미만인 주에서는 4월 공항 등의 유동인구가 대유행 이전의 71.2%까지 회복됐지만 접종률이 높은 주에서는 52.7%에 그쳤다. 체육관 이용자 수도 접종률이 낮은 주에서는 87.3%까지 회복됐으나 높은 주에서는 68.5% 수준에 머물렀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주는 주로 집권 민주당 주지사를 둔 곳으로, 공화당 주지사가 집권한 주보다 방역 규제가 상대적으로 엄격해 주민들이 온라인 소비에 익숙해진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백신#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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