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BC, 한국 30~40대 ‘캥거루족’ 주목…“흔한 일”

  • 뉴시스
  • 입력 2021년 5월 31일 11시 40분


"미국과 대조적…부모와 함께 사는 성인 한국선 흔해"
일자리·집값 문제도 거론…"캥거루족은 돈 절약 가능"

미 언론 NBC가 한국 사회의 30~40대 ‘캥거루족’을 기사를 통해 집중 조명했다. 그러나 기존 이들을 향해 씌워졌던 고정관념과 달리 장성한 자녀가 독립하지 않는 현상이 한국 사회에서 실은 흔한 일이라고 봤다.

NBC는 30일(현지시간) ‘한국 캥거루족을 만나자: 아직 부모와 함께 사는 30~40대’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 사회 여러 유형의 캥거루족을 소개했다. NBC는 “부모 대부분은 자녀를 세파로부터 보호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이는 종종 자녀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가정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뒤이어 아직 부모와 아파트에서 함께 사는 30대 남녀와 그들 부모를 인터뷰한 내용을 실었다. NBC는 한국 통계청을 인용, “결혼하지 않은 30~40세 성인 50% 이상, 그리고 40~44세 44%가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산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런 수치를 두고 “캥거루족이 삶에서 성공을 쟁취하지 못한 이들이라는 유명한 고정관념에 불을 붙였다”라며 “(통계 보고서는) 부모와 함께 사는 자녀 42%가 실직 상태라고 지적했고, 주류 언론 보도는 지치고 늙은 부모와 함께 사는 속 편한 성인 실직 자녀의 이미지를 특징화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캥거루족은 실직 등 좌절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이미 한국 사회에서 일반화된 삶의 방식이라는 게 NBC의 보도 요지다. NBC는 “최근 언론의 주목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미국과 대조적으로 한국에선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와 함께 사는 일이 오랫동안 흔했다”라고 전했다.

NBC는 이어 계봉오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의 분석을 인용, “부모와 함께 사는 30~40대 비중이 1980년대와 2010년대에 그렇게 많이 다르지는 않다”라며 “캥거루족 현상은 한국에서 ‘현대의 현상’이라고 하기가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캥거루족이 되는 주된 이유로 평가되는 경제적 이유 외에도 많은 이들이 다양한 이유로 부모와 함께 산다는 게 NBC의 전언이다. NBC는 특히 캥거루족 여성 두 명의 사례를 거론, “특히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경우 그들 부모의 보수적인 관점이 나가 살지 않는 이유가 된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몇몇 성인 자녀들은 이 방식(캥거루족 식 삶)이 나이 든 부모를 보다 쉽게 돌보는 동시에 미래를 위해 돈을 절약할 수 있게 해준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가사의 용이함, 중요한 문제를 부모와 쉽게 의논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캥거루족이 누리는 장점으로 거론됐다.

다만 여전히 경제적 문제는 캥거루족을 바라볼 때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NBC는 “캥거루족이라는 표현은 2000년대 초 젊은이들의 실업률이 높았던 시기에 대중적인 어휘에 편입됐다”라며 “많은 대학 졸업자가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계속 부모와 함께 산다”라고 했다.

이어 한국의 청년 실업률과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국내에서 젊은 세대가 재정적 독립을 달성하고 자력으로 생활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전했다. 특히 대도시 집값 상승 등이 이 부분에서 거론됐다.

NBC는 이철희 서울대 교수 분석을 인용,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의 집값은 2000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고, 일자리 시장은 점점 불안정해졌다”라며 “이런 요인으로 30~40대는 부모의 집을 떠나 독립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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