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 중인데 “복귀해”…호흡기 달고 출근한 은행원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5월 31일 17시 49분


아르빈드 쿠마르가 아내와 아들의 도움을 받아 산소호흡기를 낀 채 출근한 모습. 유튜브 ‘Oneindia Hindi’ 갈무리
아르빈드 쿠마르가 아내와 아들의 도움을 받아 산소호흡기를 낀 채 출근한 모습. 유튜브 ‘Oneindia Hindi’ 갈무리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환자가 회사에서 휴가를 연장해주지 않아 산소호흡기를 낀 채 출근해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인도 매체 힌두스탄 타임스에 따르면 정부 소유의 펀잡 내셔널 은행(PNB)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아르빈드 쿠마르는 최근 산소호흡기를 매달고 사무실로 출근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회복 중이던 그에게 회사가 더 이상 병가를 연장해줄 수 없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쿠마르는 폐 기능이 저하돼 산소호흡기 없이는 제대로 숨도 못 쉬는 상태였다.

아내와 아들의 부축을 받아 커다란 산소통과 함께 회사에 도착한 쿠마르는 책상 앞에 앉자마자 울분을 토했다. 그는 “망가진 폐가 낫기까지 3개월이 걸린다고 의사들이 그랬다”며 “왜 내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냐”며 항의했다.

한참 화를 내던 쿠마르는 이내 숨이 찬 듯 의자에 기대 헐떡거렸다. 쿠마르의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남편을 진정시켰다. 아내는 “회사가 휴가를 연장해주지 않아 남편이 사직서를 냈지만 반려 당했다”며 “출근하지 않으면 월급을 삭감하겠다고 해 어쩔 수 없이 호흡기를 달고 나왔다”고 호소했다.

쿠마르의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하자 회사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아직 완치되지 않은 확진자를 업무에 복귀시키는 건 2차 감염 우려가 있다”, “저렇게 아파하는데 꼭 복귀시켜야 했나” 등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회사는 이날 결국 쿠마르를 귀가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PNB 측은 성명을 통해 “대출 회수 건으로 앙심을 품은 쿠마르가 은행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연출한 장면”이라며 쿠마르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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