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방역 모범국으로 불리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만이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도입을 놓고 내분에 시달리고 있다. 반중 성향이 강한 집권 민진당은 중국산 백신 도입을 반대하고 있으나 제1야당 국민당은 중국 민간단체를 이용해 백신을 제공받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민당의 중국산 백신 도입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국민당과 공산당이 손을 잡았던 ‘국공합작’에 비유하고 있다.
중양통신 등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국민당 산하 조직인 쑨원(孫文)학교의 장야중(張亞中) 교장은 지난달 29일 “중국 베이징양안동방문화센터로부터 코로나19 백신 1000만회 분을 기증받기로 합의했다”며 “전량을 위생부에 위탁해 국민들에게 보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500만회 분은 중국 국영 제약사 시노팜 백신, 나머지 500만회 분은 중국 제약사 푸싱의약그룹이 공급하는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백신이다.
대만은 한때 일일 신규 확진자가 수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달부터 수백 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 또한 더뎌 방역 위기를 맞았다. 2016년 집권 후 강력한 반중 정책을 폈던 민진당은 당초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제공 제안을 “대만 통합을 위한 분열 정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감염자가 치솟자 지난달 28일 정부가 직접 코로나19 백신을 조달하기로 했던 기존 정책을 폐기하고 “지방정부와 민간조직도 직접 코로나19 백신을 구매할 수 있게 허용한다”고 방침을 바꿨다.
또 다른 야당인 신당의 전 위무밍(鬱慕明) 전 대표는 4월 이미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산 백신을 맞았다고 중국 관영 환추시보가 31일 보도했다. 위무밍은 “대만 사람들이 중국에서 백신을 맞을 것을 권한다”고도 밝혔다. 환추시보는 “민진당이 중국산 백신 도입을 거부해 대만 사람들을 벼랑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