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저항 이 정도일 줄은…” 미얀마 쿠데타 최고사령관이 한 말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6월 5일 18시 03분


군부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국민) 저항이 이 정도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흘라잉 사령관은 넉 달 전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 등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고위 인사들을 구금했다. 당시 군부는 지난해 11월 열린 총선이 부정선거였음에도 NLD이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 공정선거 지원 활동을 벌이는 선거 감시단체 ‘자유선거를 위한 아시안 네트워크’(ANFREL)는 지난달 중순 최종 보고서를 통해 작년 미얀마 총선은 유권자들의 뜻을 반영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군부의 부정선거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미얀마 국민들은 쿠데타 직후 군부에 저항하면서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고, 이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5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전날 밤 군부 미야와디TV를 통해 방영된 흘라잉 사령관과 홍콩봉황TV의 인터뷰를 인용해, 흘라잉 사령관이 ‘현재와 같은 국민 저항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이 정도일 줄은 생각 못 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달 20일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흘라잉 사령관은 “(NLD의) 부정선거는 NLD 지지자들을 화나게 할 것”이라며 “시위는 이에 따른 감정적 반응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위대 중 일부는 자신들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는 부정직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가 통제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100% 통제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파괴적인 행위들이 있다”고 말했다.

유혈진압으로 사망자가 당시 700명이 넘은 것으로 예측된 데 대해선 “실제 사망자는 300명 정도”라고 했다. 사망자가 나온 이유를 묻자 “시위대가 폭력적으로 변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한편, 군부 정권의 체포와 사망자 수를 감시하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실제 사망자는 전날 기준 845명으로 알려졌다. 5700여 명은 체포·구금된 상태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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