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산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분과회의 오미 시게루(尾身茂·사진) 회장이 최근 잇달아 올림픽 개최에 제동을 거는 듯한 발언을 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격노했다고 일본 시사 주간지 ‘아에라’가 4일 보도했다.
아에라에 따르면 감염증 전문가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국장을 지낸 오미 회장은 지금까지 정부 판단을 추인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자신의 백신 접종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정치가처럼 행동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그는 스가 총리와 함께 단상에 나란히 서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 나서기 때문에 일본 국민들에게 매우 인지도가 높다.
오미 회장은 4일 국회에서 “(도쿄 올림픽을) 정말 한다면 나는 긴급사태 선언 아래에서의 올림픽은 절대로 피할 것”이라며 “할 것이라면 각오를 가지고 여러 감염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거리 응원’ 방침에 대해서도 “이 행사가 사람들의 이동을 늘려 감염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2일엔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보통이라면 올림픽을 하지 않는다”며 “도대체 무엇을 위해 (대회를) 하는지 목적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에라는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입을 다물게 해라. 전문가 입장을 넘어서 착각하고 있다. 자기가 총리라도 된 양 행동한다’며 (스가 총리가)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원래 (정부 방침을 대변하는) 어용학자로 옆에 두었던 오미 회장이 반란을 일으켜 자신의 적이 됐다는 생각이 강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지통신도 5일 “‘오미 회장이 올림픽 개최 여부를 판단할 입장은 아니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이 정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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