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 백신 받고도 접종 못하고 폐기…열악한 인프라 탓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9일 08시 43분


코백스 등 통해 백신 받고도 유통기한 내 접종 못해
접종에 필요한 자금 부족한 데다 보건·교통 인프라 취약

아프리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받고도 정작 접종하지 못해 폐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인프라(사회기반시설)가 열악해 예방접종이 지연되는 사이 백신의 유통기한이 끝나버려서다.

BBC는 8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코로나19 백신 수천만 회분이 폐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통기한 만료 전 접종이 불가하다며 물량을 아예 반납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말라위와 남수단은 최근 각각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만 회분과 5만9000회분을 폐기했다. 이들은 아프리카연합(AU)을 통해 물량을 받았지만 백신의 유통기한이 끝나기 전 접종하지 못했다.

콩고 민주공화국은 국제 백신 협력체 코백스(COVAX)를 통해 AZ 백신 170만 회분을 받았지만 대부분 사용하지 못했다. 이에 6월 말 유통기한이 끝나기 전 가나, 마다가스카르 등 다른 나라들에 백신을 넘겼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폐기가 유감스럽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물량은 안전하게 버려 처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WHO 아프리카 지사의 한 관계자는 많은 나라가 접종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상태에서 백신을 받았다며 “보급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백신 접종을 실시할 자금이 부족한 데다 보건 인력 훈련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교통 체계도 열악해 외지에 백신을 배송하기도 쉽지 않다.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이유로 접종을 꺼리는 이들도 나타났다. AU 산하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CDC)가 역내 15개 국가에서 백신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인구의 약 20%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했다.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는 백신을 기부하는 나라들에 기부받은 나라들이 유통기한 내 사용하기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물량을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런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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