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첫 연설서 "민주주의 국가 결속" 강조
동맹 가치 강조…러시아엔 "알아야 할 것 알게 하겠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해외 순방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 ‘미국의 귀환’을 선언했다.
AP와 폴리티코,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영국을 방문, 잉글랜드 서퍽 로열 공군기지 밀덴홀에서 첫 연설을 하며 “우리는 미국이 돌아왔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연설 현장에는 현지 주둔 미군과 그 가족들이 참석했다.
‘미국의 귀환’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선언한 이번 행정부 외교 기조라고 할 수 있다. 동맹국을 상대로도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며 고립주의에 가까운 외교 노선을 펼쳤던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의 외교 기조를 전면 뒤집은 슬로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가장 거친 난제, 그리고 우리 미래에 가장 중요한 화두를 다루기 위해 민주주의 국가들은 결속한다”라고 했다. 또 “생각이 같은 국가들이 우리와 함께하도록 모을 때 미국은 국가 안보 증진과 경제적 번영에 더 나은 입지를 갖는다”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를 가리켜 “세계에서 미국 이익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 모두를 위해 세계를 더 안전하게 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어떤 국가도 우리가 우리의 가치를 굳게 지키는 한 우리를 패배하게 할 수 없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역사의 변곡점에 서 있다”라며 민주주의를 비롯한 자국의 이상을 수호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지금 우리는 우리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동맹을 현대화해야 하고, 핵심 인프라와 사이버 역량에 투자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이날 연설에선 지난해 창궐한 전 세계적 코로나19 팬데믹도 거론됐다. “우리는 본국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코로나19를 종식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 팬데믹으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지킬 만큼 높은 벽은 없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팬데믹 방지 및 대응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다자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각국의 적극적인 협력도 호소했다.
그의 배우자 질 바이든도 이날 연설에 함께했다. 질 바이든은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앞서 먼저 연단에 서서 현장에 참석한 미군 요원들을 향해 “당신들이 우리의 세계 대사”라며 “품위와 긍지로 우리를 대표해 줘서 고맙다”라고 밝혔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유럽 동맹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접촉하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광범위한 행보를 펼칠 예정이다. 아울러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가 알았으면 하는 것을 알게 할 것”이라고 했다. 미러 정상회담에선 러시아의 미국 인프라 해킹 의혹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 반(反)푸틴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문제 등이 화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와의 충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를 원한다”라면서도 “만약 러시아 정부가 해로운 행동에 연루된다면 미국은 단호하고 의미 있는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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