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례 참석한 英대처 넘어 ‘최다’… 집권 뒤 美대통령 4명과 정상회담
英왕실, 3代가 출동해 ‘로얄 외교’… 엘리자베스, 美대통령 13명 만나
9월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사진)가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마지막으로 참석했다. 2005년 11월 집권한 그는 다음 해부터 러시아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 처음 등장했고 이번이 15번째 참석이다. 당초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지난해 G7 정상회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무산돼 16년의 집권 기간 중 15번만 참석했다. 이는 1979∼1990년 집권 중 12번 참석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앞선 전 세계 지도자 중 최다 참가 기록이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후 G8에서 탈퇴해 G7이 됐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16일 미-러 정상회담,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 ‘노르트스트림2’ 등에 대해 논의했다. 메르켈은 집권 후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바이든까지 총 4명의 미 대통령을 상대했다. 다음 달 15일 미 워싱턴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각국 언론은 메르켈이 15차례의 G7 참석 때마다 세계 최고 권력자인 미 대통령을 제치고 다자외교의 핵심 역할을 했다고 호평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메르켈이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상대로 한 방화벽 겸 민주주의 수호자 노릇을 했다”고 극찬했다. 프랑스 르몽드 또한 “회담에서 진척이 없을 때도 메르켈이 끈기를 가지고 협상에 나서 타협을 이끌어냈다”고 가세했다. 특히 G7의 여성 인권, 미국의 기후변화정책 참여 촉구, 해양 오염 방지 노력 등이 메르켈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95), 찰스 왕세자(73)와 커밀라 콘월 공작부인(74) 부부, 윌리엄 왕세손(39)과 케이트 미들턴(캐서린·39) 세손빈 부부 등 영국 왕실 3대 또한 G7 정상과 ‘로열 외교’를 펼쳤다. 4월 여왕의 부군 필립 공이 타계한 후 왕실 3대가 공식 행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왕실은 정상회의 첫날인 11일 세계 최대 규모의 온실식물원 ‘에덴 프로젝트’에서 만찬을 개최하고 G7 정상을 접대했다. 이 자리에서 여왕은 바이든 대통령과 처음 만났다. 1952년 집권한 여왕은 69년의 통치 기간 중 13명의 미 대통령을 상대했다. 찰스 왕세자는 기후변화를 주제로 정상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캐서린 세손빈은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와 회담장 주변 초등학교를 방문해 교육 문제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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