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 26일 만에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13일 취임한 극우 성향 나프탈리 베네트 신임 이스라엘 총리가 취임 이틀 만에 공습을 승인하면서 강경한 성향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15일 밤부터 16일 새벽에 걸쳐 가자지구 내 하마스 군 관련 시설을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15일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은 하마스의 ‘풍선 폭탄’ 공격에 대한 대응 조치이며, 군은 전투 재개 등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돼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풍선 폭탄으로 이스라엘 남부 접경지역 들판 등 26곳이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가자지구 공습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마스는 파티 풍선, 연, 고무장갑 등에 급조폭발물 등을 매달아 이스라엘 쪽에 보내는 풍선 폭탄을 위협수단으로 쓴다.
하마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성지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풍선 폭탄 공격은 이스라엘 극우 세력이 동예루살렘 내에서 이른바 ‘깃발 행진’을 벌인 다음에 이뤄졌다. 깃발 행진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후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점령을 기념하는 행사다. 팔레스타인에선 동예루살렘을 미래 수도로 간주하는 데다가 구시가지는 이슬람 성지인 알아끄사 사원이 있는 지역이라 유대인 행진을 민감하게 여긴다.
이날 오후 극우 성향 유대인 5000명이 이 지역을 행진하며 “아랍인에게 죽음을” 구호를 외치고 하마스가 이에 반발하다가 가자지구서 또 다시 무력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지난달 10일부터 20일까지 11일간 벌어진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간 무력 충돌도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이스라엘 경찰이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베네트 신임 이스라엘 총리는 평소에도 하마스의 풍선 폭탄을 ‘테러리스트’라고 칭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주장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좌우 아랍계 8개 정당으로 이뤄진 이스라엘 연합정부 내에서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자극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이견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가 신임 총리에게 주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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