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계 여성 법학자 리나 칸, 4년전 ‘反독점’ 논문으로 큰 주목
美, IT공룡 독점 규제 강화 행보
빅테크 기업의 저격수로 불려온 32세 여성 법학자가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독점적 행동을 겨냥한 미국 정부의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리나 칸 컬럼비아대 교수(32)를 FTC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날 미 상원은 찬성 69표, 반대 28표의 초당적 지지로 그를 연방거래위원으로 인준했다. 대통령은 5명의 연방거래위원 가운데 한 명을 위원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 FTC는 반독점법 위반 등 기업들의 불법 행위를 감시하는 기관으로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파키스탄계 이민자 출신으로 컬럼비아대 로스쿨 조교수를 지낸 칸 신임 위원장은 FTC 역대 최연소 위원장이 됐다. 그는 2017년 예일대 로스쿨 재학 시절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라는 논문으로 미국 전역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논문은 수십 년 전의 반독점법으로는 아마존 같은 공룡 기업의 독점 행태를 막을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올 4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도 아마존을 비롯한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사실상의 선전 포고를 한 바 있다. 그는 “기업이 하나의 시장을 지배하게 되면 인접 시장으로 (지배력이) 확대된다”면서 “규제 당국자들이 기업들의 인수합병을 면밀하게 심사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상원에서 반독점 소위를 이끌고 있는 에이미 클로버샤 의원은 “경쟁 정책에 대한 칸의 깊은 이해도는 반독점법의 집행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 테크 기업들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얼마 전 미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는 IT 기업의 독점 행위를 규제하는 패키지 법안을 내놨다. 플랫폼 운영자가 다른 사업을 소유하고 이것이 이해충돌을 일으킬 경우 불법으로 규정한 것으로, 법안이 통과되면 아마존 등이 사실상 회사를 둘로 쪼개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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