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바이든과 회담, 상당히 건설적…적대감 없어”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17일 04시 35분


바이든과 회담 후 단독 기자회견
"양국 대사, 곧 직무 복귀 합의"
핵협정·사이버 안보 협의 시작 합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적인 회담을 했다고 밝혔다.

타스통신과 스푸트니크, CNN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회담 후 별도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이 “상당히 건설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적대감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우리의 회담이 이뤄졌으며 원칙적으로는 여러 부분에서 입장이 다르나, 양측이 서로 이해하고 입장을 좀 더 가깝게 하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각각의 대사가 러시아 모스크바와 미국 워싱턴 근무지로 복귀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가 해결 되었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사들이 “직무로 복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귀 시기에 대해서는 “내일이나 모레,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순수하게 기술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전략적 안정, 사이버 안보, 지역 분쟁, 무역관계, 북극에서의 협력에 관해 논의했다”고 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과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이 2026년 만료된 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핵 협정을 위해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트는 1991년 미국과 옛 소련이 맺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스타트)에서 이어지는 합의로, 2010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체결했다.

또 양국은 사이버 보안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사이버 공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공격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 후 러시아 크렘린궁은 양국이 전략적 안정 공동 성명서 서명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관련 협의가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무자들이 대표단 구성과 업무장소, 회의 빈도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와 러시아 외무부 간 협의 시작을 합의했다고 했다.
양 정상은 이른바 죄수 교환 협의에 대해서도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 수감된 미국의 시민들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는 이것에 대해 논의했다.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외무부와 미국 국무부가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자신을 초청하지는 않았다고도 밝혔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랑주’에서 열렸다. 당초 최대 5시간 동안 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약 3시간30분 간 이뤄졌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이자 자신의 정적으로 알려진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해서는 “이 남자는 자신이 러시아 법을 어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두 번이나 유죄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가 의식적으로 법을 어겼다며 “우리가 어떤 논의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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