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업체, 직원들에 ‘백신여행’
ADATA, 600여명 대상 신청 접수… 백신 부족-변이 확산에 특별 대책
화이자-얀센-모더나 중 선택 가능… 총경비 500만원 중 400만원 지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대만에서 직원들을 해외로 보내 백신을 맞게 하겠다는 반도체 업체가 등장했다. 백신 부족 사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염력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까지 커지자 개별 기업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나선 것이다. 대만에서는 26일 기준 전체 인구의 약 8%인 190만6000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27일 롄허보 등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업체 에이데이타(ADATA)는 25일 전체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전세기를 이용해 다음 달 18일부터 5일간 미국령 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해 주겠다”고 밝혔다. 경비는 1인당 13만 대만달러(약 525만 원)로 회사가 10만 대만달러(약 404만 원)를 내고 나머지 3만 대만달러(약 121만 원)를 직원들이 각자 부담하는 방식이다. 직원이 약 600명인 이 회사는 28일까지 신청을 받기로 했다. 괌으로 떠나는 직원은 현지에서 화이자나 모더나, 얀센 백신 3종류 중 하나를 골라 맞을 수 있다. 백신을 맞더라도 귀국 후 2주 동안의 격리 기간은 거쳐야 한다.
앞서 8일 대만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이 분야 종사자 29만3000여 명을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백신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신규 확진자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증가해 우선 접종 대상자 선정이 무의미해졌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27일 현재 대만의 누적 확진자는 1만4600명, 누적 사망자는 630명이다.
26일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천스중(陳時中) 위생복리부장은 이날 남부 핑둥(屛東)현의 코로나19 환자 12명 중 남미 페루에서 돌아온 할머니와 손자 등 6명이 델타 변이 확진자라고 밝혔다. 특히 6명 중 1명은 해외 유입이 아닌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지역 감염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당국은 핑둥현의 일부 지역에 봉쇄 조치를 내리고 주민들의 외출을 금지했다. 지역 편의점, 재래시장 등도 앞으로 3일간 강제 휴무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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