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광역 지방선거서 극우정당·집권당 모두 완패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28일 0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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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반(反)이민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이 광역 지방선거 결선 투표에서 본토 12곳 중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예측이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전진하는 공화국(LREM)도 역시 완패했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24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여론연구소(Ifop)는 이날 광역 지방선거 결선투표 출구조사 결과, RN이 단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전국 종합 득표율은 범우파 38%, 범좌파(녹색당, 사회당 등) 34.5%, RN 20%, LREM 7% 순이다.

광역 지방선거에서 판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범우파가 기존 7개 지역을, 범좌파가 5개 지역을 여전히 장악할 것으로 점쳐졌다.

RN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PACA)에서도 패배한 것으로 예측됐다. 프랑스2 방송은 같은날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소프라 스테리아 출구조사를 인용해 RN이 43.4% 지지를 얻는데 그쳐 56.6%를 얻은 공화당(LR)에 패배할 것으로 전망했다.

PACA에서는 RN의 승리를 막기 위해 사회당과 좌파연합 후보가 사퇴하는 등 반(反)RN 연대가 결성됐다. 프랑스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0% 이상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공화당과 사회당 등 프랑스 주류 정당은 RN의 득세를 막기 위해 표를 몰아주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RN 당수인 마린 르펜은 이날 12개 선거구 어디서도 승리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패배 원인을 반RN연대에 돌리면서 내년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그는 지난 2017년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지만 내년 대선도 양자 대결이 예상된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현직 의원들이 비정상적인 동맹을 맺고 우리가 지방정부를 이끄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을 막고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 저녁 어디서도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와 정치인의 변화를 허용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AP는 르펜의 발언과 달리 반이민, 반유럽연합(EU), 반유대주의 등을 내세운 극우정당 RN에 대한 프랑스인의 거부감이 여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타전했다.

LREM도 단 한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AP는 집권당에 대한 실망을 완패 배경으로 꼽았다.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프랑스2 방송과 인터뷰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했다.

한편, 이번 선거는 역대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1차 투표에서는 유권자 66.74%가 기권했고 결선투표에서는 66% 가량이 투표에 불참했다.

저조한 투표율 배경으로는 코로나19 대유행 등이 거론된다. 프랑스인의 관심이 내년 대선과 임박한 총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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