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청 “허가없이 사업 못해”
日 이어 가상화폐 규제강화 나서
美서는 돈세탁-탈세혐의 수사중
일본에 이어 영국도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자국 내 영업을 금지했다. 미국은 바이낸스가 돈세탁과 탈세에 연루된 혐의를 수사하는 가운데 주요국이 본격적인 가상화폐 규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바이낸스마켓(바이낸스의 영국 법인)은 영국에서의 영업 활동을 위한 어떤 허가도 받지 못했다”며 “FCA의 사전 동의 없이는 영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FCA는 바이낸스에 30일 오후까지 영국에서의 모든 활동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영국 금융당국은 가상화폐 투자자를 정부가 보호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FCA는 별도 자료에서 “가상자산 투자 상품을 판매, 홍보하는 대부분의 업체는 허가를 받지 않았다. 투자했다가 문제가 생겨도 당국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바이낸스는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가상화폐 거래소다. 금융정보업체 더블록크립토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지난달 거래 규모는 약 1조5000억 달러(약 1670조 원)에 달한다. 중국계 캐나다인 자오창펑(44)이 2018년 설립한 바이낸스는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카리브해 케이맨 제도에 본사를 두고 있다.
바이낸스 측은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에서 아직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고, FCA의 허가를 활용하지도 않았다”며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도 추가적으로 강력한 규제에 나설 경우 가상화폐 시장의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주요 국가는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하고 자금세탁 등의 범죄에 가상화폐가 활용되고 있어서다. 가상화폐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규제를 통해 화폐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다.
FCA에 앞서 25일 일본 금융청은 바이낸스가 자국 내에서 허가 없이 가상화폐를 거래하고 있다며 영업을 금지했다.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IRS)은 자금세탁과 탈세 등의 혐의로 바이낸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독일과 인도의 금융당국도 바이낸스의 일부 거래를 들여다보고 있다.
중국은 가상화폐 채굴부터 거래까지 전 과정에 걸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자국 내 비트코인 채굴장들을 강제 폐쇄한 중국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검색을 차단한 데 이어 최근엔 은행들을 총동원해 자국민의 가상화폐 거래 행위 색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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