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공산당 100주년 앞 “청렴결백” 강조… 대대적 사정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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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이름으로 첫 ‘7·1훈장’ 수여… 6·25때 100명 죽인 중공군도 받아
집권 9년간 ‘부패’로 374만명 처벌… 저우융캉-링지화 등 정적들 제거
세계최대 수력발전소 조기가동 등 공산당 우월함 과시 작업도 병행
홍콩은 기념우표 발행 ‘발맞추기’

다음 달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내외에 공산당의 우월함을 과시하는 동시에 내부 단속 또한 강화하고 있다. 시 주석은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산당에 큰 공헌을 한 당원 29명을 선정해 ‘7·1 훈장’을 수여했다. 그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면서도 ‘공산당원의 청렴결백’을 강조하며 대대적인 사정을 예고했다. 2012년 말 집권 후 9년간 부패 혐의로 374만 명을 처벌한 시 주석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다시 사정의 칼날을 휘두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공산당 이름으로 첫 훈장…사정 드라이브도 예고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했던 곳서… 中공산당 100주년 축하 공연 ‘위대한 여정’ 28일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공산당 100주년 기념 공연 ‘위대한 여정’을 관람하기 위해 등장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2만여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했던 곳서… 中공산당 100주년 축하 공연 ‘위대한 여정’
28일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공산당 100주년 기념 공연 ‘위대한 여정’을 관람하기 위해 등장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2만여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시 주석은 이날 왕잔산(王占山·92), 차이윈전(柴雲振·1926∼2018) 등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왔다는 뜻으로 6·25전쟁의 중국식 표현)’ 전쟁에서 공을 세운 퇴역 군인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특히 차이는 6·25전쟁 당시 국군과 유엔군 100여 명을 죽인 인물로 1985년 김일성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해 ‘1급 자유독립 훈장’을 받았다. 당시 김일성은 차이를 “살아있는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이 외 신장위구르에서 국경 순찰을 맡아 외세의 잠입을 저지한 인물, 지난해 인도와의 국경분쟁 당시 숨진 군인,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난사군도) 개척에 기여한 인물 등 중국 영토와 체제 수호에 기여한 인물이 대거 훈장을 받았다. 중국이 공산당 이름으로 훈장을 수여한 것은 100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은 “공산당은 중국 발전과 인류 진보 역사에 멋진 한 페이지를 썼다. 독립과 해방, 번영과 부강, 인민의 행복을 위해 공산당이 피 흘리며 분투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특히 그는 “청렴결백하게 공무를 집행하는 것은 공산당원이 지켜야 할 영광의 전통”이라며 “향락을 탐하면 안 된다. 모든 당원은 대중에게 봉사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산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샤오페이(肖培) 부서기 또한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 집권 후 부패 혐의로 약 409만 명을 적발했고 이 중 374만 명을 처벌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등장한 후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링지화(令計劃) 전 부주석,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 등 주요 정치인이 줄줄이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 특히 2014년 체포된 저우융캉은 부정축재 약 16조 원, 내연녀 29명, 전 부인 살해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아직까지 복역 중이다. 링지화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최측근이다. 액수 차이가 있을 뿐 부패에서 자유로운 중국 지도자는 그리 많지 않다.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은 사실상 정적 제거 성격이 짙고 그가 이날 청렴을 강조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 홍콩은 기념우표…최대 수력발전소 조기 가동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했던 곳서… 中공산당 100주년 축하 공연 ‘위대한 여정’ 공산당 100년 역사 속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표현한 이번 공연에서 마지막 
장면에 모든 공연자들이 무대에 올라 성대한 불꽃과 함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했던 곳서… 中공산당 100주년 축하 공연 ‘위대한 여정’ 공산당 100년 역사 속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표현한 이번 공연에서 마지막 장면에 모든 공연자들이 무대에 올라 성대한 불꽃과 함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중국이 사실상 장악한 홍콩은 다음 달 1일에 맞춰 공산당 기념우표도 발매한다. 이 우표에는 마오쩌둥(毛澤東)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선언한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망루 등 중국 현대사를 상징하는 주요 장면이 담긴다. 이미 홍콩의 주요 번화가, 버스와 지하철 등에도 공산당 100주년을 축하하는 대형 포스터가 속속 걸렸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 홍콩 수뇌부는 이미 베이징에 도착해 다음 달 1일 행사에 참석할 준비를 마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다음 달 1일 시행 1주년을 맞는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지난 1년간 114명이 체포됐고 61명이 기소됐다. 1997년 홍콩 반환 후 매년 7월 1일 열렸던 반환 기념집회 또한 당국의 탄압 등을 우려해 올해 최초로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우월성을 선전하려는 작업도 한창이다. 중국은 28일 세계 최대 규모인 바이허탄(白鶴灘)댐 수력발전소의 일부를 조기 가동했다. 16개 설비의 최종 완공은 내년 하반기이지만 이미 완공된 첫 번째 설비를 통한 발전이 가능해 공산당 창당 100주년에 맞춰 가동을 앞당겼다. 합계 발전용량은 1만6000메가와트(MW)로 50만 명이 쓸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미국에도 날을 세웠다. 29일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각국 지도자와 주요 정당이 보낸 1300여 통의 축하 서신이 도착했다”며 세계가 공산당 100주년을 축하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날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유럽 순방 관련 질문을 받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질서 파괴자이지만 중국은 세계 평화와 국제질서의 수호자”라고 주장했다.

#시진핑#공산당 100주년#청렴결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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