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군함, 영국 구축함 침몰시켜도 3차 대전 안 일어났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일 00시 04분


푸틴. 모스크바=AP 뉴시스
푸틴.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크림반도 앞 흑해에서 발생한 영국 구축함의 러시아 영해 침범은 미국도 연계된 군사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풀릴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고 유럽 언론들은 평가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달 23일 영국 구축함 ‘디펜더’가 러시아 영해를 침범할 때 미국과 연계해 작전을 펼쳤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연계됐다고 본 이유로 디펜더 침범 당일 오전 7시반경 그리스에 위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비행장에서 미군 정찰기가 이륙한 점을 꼽았다.

그는 “영국 디펜더와 미군 정찰기의 임무는 러시아 영해 침범 시 우리 군(러시아)의 대응책은 무엇인지, 어떤 군사 시스템이 어디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명백한 군사적 작전이며 러시아에 대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3일 영국 해군 구축함 디펜더는 러시아 크림반도 연안에서 약 3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다. 미사일, 함포, 공격용 헬기 등을 탑재한 이 전함은 반경 250km 내의 12개 목표물과 동시에 교전할 수 있는 무력을 갖췄다. 러시아 해군은 “우리 영해에서 나가라”고 경고 방송을 했지만 디펜더는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러시아 국경순찰선이 경고 사격을 했고 이어 러시아 수호이-24 전폭기가 출격해 디펜더의 진로 방향에 폭탄 네 발을 투하했다. 디펜더는 별다른 반격 없이 뱃머리를 돌려 해당 지역을 빠져나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와 영국 군함 대치 사건으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위기가 발생했다”는 질문에 “러시아 군함들이 영국 구축함 디펜더를 침몰시켰더라도 3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 일을 하는 사람들(영국인들)은 이 상황에서 승리자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영국 군함을 격침했더라도 러시아의 군사력 수준을 아는 영국이 확전을 우려해 대응 공격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국경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하며 도발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6월 28일부터 7월 10일까지 미국과 우크라이나 주관으로 열리는 ‘시 브리즈(Sea Breeze) 21’ 훈련에는 32개국의 병력 5000명과 함정 32척, 항공기 40대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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