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中탄압에 인권 비상 사태”
람 장관, 반환기념식도 주재 안해
대만선 공산당 행사 참석놓고 갈등
중국 공산당이 창당 100주년을 맞은 1일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날이자 지난해부터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된 날이다. 중국은 24년 전 반환 당시 국제사회에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통해 홍콩 자치를 보장하겠다”고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말 집권 후 홍콩의 민주화 요구를 거칠게 탄압하며 홍콩을 ‘경찰국가’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24번째 반환 기념식을 주재하지 않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현직 행정장관이 반환 기념식을 주재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홍콩 전역에는 약 1만 명의 경찰이 배치돼 곳곳을 통제했고 백발의 한 여성은 영국 국기를 들고 있다가 체포됐다. 완전히 중국화한 홍콩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보고서를 통해 “무차별적이고 억압적인 홍콩보안법으로 홍콩이 점점 더 중국 본토 같은 인권 불모지가 될 위험에 처했다”며 “보안법 시행 1년 만에 홍콩은 경찰국가로 가는 지름길에 섰고 주민들은 인권 비상사태를 겪고 있다”면서 이 법이 인권 침해, 반대파 탄압 도구로 쓰였다고 규탄했다.
이 법은 중국에 반하는 활동을 한 홍콩인을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계속하지 않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보석이 허용되지 않아 피고인은 재판 전까지 장기간 구금에 처해진다. 현대 사법체계의 핵심인 ‘무죄 추정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경찰은 법에 따라 최소 114명을 체포하거나 체포 명령을 내렸다. 지난달 23일 기준 64명이 기소됐고 이 중 45명이 재판 전 구금 상태다. 지난달 당국 압박으로 자진 폐간을 택한 반중 언론 핑궈일보를 비롯해 주요 언론사와 언론인에 대한 탄압도 심각하다.
대만에서는 정부가 ‘중국 정치행사에 참석하거나 협력해서는 안 된다’고 했음에도 100여 명의 친중파 인사가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롄잔(連戰) 전 국민당 주석은 축전을 보냈다고 쯔유시보 등이 보도했다. 누리꾼은 ‘롄 전 주석은 매국노’ ‘기념식에 참석한 인물은 대만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성토했다.
대만은 지난달 30일부터 미국과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을 5년 만에 재개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의 전 단계로 꼽히는 TIFA는 미국이 대만을 정치, 군사뿐만 아니라 경제에서도 핵심 파트너로 인정했음을 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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