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들은 지금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말 힘든 것은 사랑하는 이들의 생사조차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 현장을 찾았다. 24일 사고가 난 지 1주일 만이다. 그는 이날 아침 백악관을 출발해 마이애미 인근 서프사이드를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구조대원들을 격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일정의 대부분을 실종자 가족을 만나 위로하는 데 보냈다. 구조현장에 오래 머물 경우 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데다 가족들의 말을 듣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그는 3시간 이상 가족들을 만났다. 테이블을 계속 옮겨 다니며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가족들에게 “절대로 희망을 버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결과가 어떻든 간에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 여러분이 잃었을지도 모르는 사람은 여러분과 항상 함께 할 것”이라며 “그들은 여러분 영혼의 일부”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과 오랜 시간을 보낸 뒤 예정보다 40분 정도 늦은 오후 시간에 호텔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연설에서 “(피해자)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느라 조금 늦었다. 나와 얘기하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과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들이 겪고 있을 고통에 대해 “그들도 하루하루 지날수록 가능성이 조금씩 줄어든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최소한 시신이라도 수습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낮은 목소리로 “이는 나에게 많은 기억들을 떠오르게 한다”며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도 충분히 힘들지만 정말 힘든 것은 그들이 살아 돌아올지 여부를 전혀 모른다는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72년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어린 딸을 잃었고, 2015년에는 장남인 보 바이든마저 병으로 먼저 떠나보냈다. 이런 슬픈 개인사를 갖고 있는 그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엄청난 고통에 빠져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지방정부 및 구조대 관계자들을 만나 “사고 후 30일 간의 구조수색 비용은 연방정부가 100% 부담하겠다”며 지원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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