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외국인 입국 시 자가격리 의무를 일본에게는 해제한 반면 한국에게는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이 일본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피해나 방역 성과가 좋은 상황에서 ‘고무줄 잣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 홈페이지를 보면 이탈리아는 1일(현지 시간)부터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함께 미국, 캐나다, 일본, 이스라엘 등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은 ‘그린 패스’를 적용하고 있다.
2차 백신 접종까지 마무리했거나 72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 판정,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해 항체를 보유한 이들에게 의무격리 없이 입국과 여행을 허용하는 제도다. EU가 1일 백신여권을 시행한 가운데 코로나19 방역이나 백신 접종률이 우수한 역외국도 포함시킨 것이다.
문제는 해당 기준에 객관적 기준이 부족해 한국이 제외된 점이다. 한국은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과 함께 이탈리아 정부가 정한 코로나19확산 위험이 낮은 국가 그룹에 속했다. 이에 따라 그린패스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운영하는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3일 기준 한국의 백신 1차 접종 완료자는 성인 인구의 20%인 반면 일본은 11%에 그치고 있다. 2차 접종까지 마무리한 인구도 한국은 10%, 일본은 13%로 큰 차이가 없다. 한국은 누적 확진자 16만 명, 누적 사망자는 2000명 대인 반면 일본은 누적 확진자 수는 80만 명 이상, 사망자는 1만4700명 대에 달한다. 이탈리아 내 교민 사회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방역 성과가 좋고 유럽에서도 K방역에 대한 평가가 높은 상황”이라며 이번 그린패스 적용 기준에 대해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여행객 수와 여행 시 지출 규모가 큰 미국 캐나다 일본에 대해 우선적으로 그린패스를 적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 이탈리아 대사관 측은 “지난달 말 외교부 차원에서 한국도 그린패스 적용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이탈리아 정부에 전달했지만 시행 리스트에 들지 못했다”며 “다만 이탈리아 정부가 그린패스 적용국을 계속 확대할 방침이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 입장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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