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불법거래 의혹’ 아들 헌터를 현금 조달자로 이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6일 18시 06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우크라이나 기업과의 불법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아들 헌터(51)를 가족의 ‘현금 조달자’로 이용해 왔다고 미 뉴욕포스트 등이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아들이 해외 기업들과 거래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일절 챙기지 않았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과 상충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등은 헌터가 현직 부통령인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했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뉴욕포스트는 헌터가 지난해 컴퓨터 수리점에 맡긴 노트북에 담긴 자료들을 토대로 “바이든이 필요한 현금을 얻기 위해 헌터를 이용해 왔다”며 “헌터가 부친을 부양해왔다”고 전했다.

노트북에는 2010년 6월 바이든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 헌터의 사업 파트너인 에릭 슈베린이 ‘JRB 명세서’라는 제목으로 보낸 이메일 기록이 남아 있었다. ‘JRB’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 ‘조셉 로비네드 바이든’의 이니셜이다. 에릭은 2009년 헌터가 설립한 투자회사 ‘로즈몬트 세네카’에서 사실상 헌터의 ‘잡역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이메일에서 에릭은 “이번 달 밀린 요금들이 몇 개 있다. 무엇부터 처리해야 하고, 어떤 비용을 나의 계좌에서 이체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시 바이든 부통령과 관련된 비용 내역을 나열했다. 내역서에는 바이든 부통령의 휴대전화 요금 190달러(약 21만 원)와 바이든 대통령의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 수리에 사용된 5789달러(약 655만 원)가 포함됐다. 에릭은 “집 수리공이 빨리 수리비를 내라고 재촉하는데 (헌터의) 아버지로부터 들은 게 없다”며 “그가 바쁘다는 건 알지만 잠깐 시간이 나면 이 이메일을 봐달라고 전해달라”고 적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메일이 오고간 2010년 당시 바이든 부통령 본인의 소득이 충분한데도 아들의 현금을 사용한 데 의문을 제기했다. 매체는 “바이든이 상원의원으로 일하고 작가로 활동하며 번 돈이 한 해에만 10만 달러(약 1억1000만 원)에 달하며 2010년 당시 바이든 부통령의 연봉은 22만5000달러(약 2억5000만 원)였다”고 지적했다.

헌터가 바이든 대통령의 통신비 이외에도 부친의 사적인 지출을 어느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이 감당해 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헌터가 이에 대해 직접 불만을 토로한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헌터는 2019년 3월 딸 나오미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서 “지난 30년간 가족이 필요한 모든 것을 결제해 왔는데 아무도 나를 존중해주지 않는다”며 “아버지는 내 연봉 절반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헌터가 속한 기업의 지분을 받기로 했다는 정황도 발견됐다. 2017년 한 이메일에는 ‘’빅 가이(Big guy)‘를 위해 오네이다 기업 지분 10% 헌터에게 배당’이라는 문구가 등장하는데, 헌터의 전 동업자인 토니 보불린스키에 따르면 ‘빅 가이’는 바이든 대통령을 부르는 별칭이었다고 한다. 특히 오네이다 기업은 헌터가 2017년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화신에너지(CEFC) 투자 합작법인을 위해 설립된 회사라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 의혹에 대해 백악관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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