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연안 국가 아이티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사저에서 무장 괴한들이 쏜 총에 살해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7일(현지시간) 새벽 1시경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대통령 사저에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침입해 대통령을 총으로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총에 맞았으며, 보시트 에드몽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는 모이즈 여사가 안정적이지만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마르틴 모이즈 여사는 미국 마이애미로 후송돼 치료받을 예정이다.
조제프 총리는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라 규탄하면서, 긴급 각료회의를 거쳐 아이티 전역에 계엄령을 선언하고 군과 경찰에 의한 통제를 강화했다.
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총리는 괴한들이 영어와 스페인어를 사용했다며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이들에 의한 매우 조직적인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아이티에 국가 비상 사태가 선포됐다고 보도했다. 포르토프랭스 국제공항도 폐쇄돼 아이티를 오가는 항공편도 취소됐다.
모이즈 대통령은 야당과 끊임 없이 갈등을 이어왔으며, 야당이 올 2월로 법적으로 대통령 임기가 끝났다며 사임을 요구하던 중이었다. 피살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은 2017년 2월 공식 취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모이즈 대통령 암살을 규탄하며 “혐오스러운 행위 앞에 모든 아이티 국민이 단결하고 폭력을 배척해달라”고 촉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아이티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모이즈 대통령에 대한 끔찍한 암살과 영부인에 대한 공격 소식에 슬픔과 충격에 빠져 있다. 이 극악무도한 행위를 규탄하며, 영부인의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구 약 1100만 명에 빈곤율이 60%에 달하는 극빈국인 아이티는 2010년 강한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뒤 정치적 혼란이 이어져왔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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