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모이즈 대통령 피살…유엔 안보리 긴급소집

  • 뉴시스
  • 입력 2021년 7월 8일 13시 25분


전국에 계엄령 선포…항공편 전부 취소, 공항도 폐쇄
아이티 경찰, 용의자들 체포…일부 총격 치명상 입어
국제 사회 규탄 발언도 잇따라…바이든 "극악무도해"

카리브해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무장괴한들에게 암살당했다. 최근 범죄 집단들에 의한 사회불안이 심화됐던 상황이라 향후 내부적 혼란이 예상된다.

AP통신은 이날 클로드 조셉 임시 총리의 인터뷰를 통해 모이즈 대통령이 오전 1시께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대통령 사저에서 신원이 불분명한 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숨졌고 밝혔다.

아이티 경찰은 이날 오전 모이즈 대통령 암살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용의자 4명은 경찰 총격에 치명상을 입었고 나머지 2명은 인질극을 벌이다 붙잡힌 것으로 보도됐다.

주미 아이티 대사인 보킷 에드먼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외국 용병들과 전문 살인범들로 조직됐다”며 “미국 마약 단속국 요원으로 가장하고 있다. 아이티 수도에는 정부의 마약 반대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마약 단속국 사무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이즈 대통령과 함께 중상을 입은 마르틴 영부인은 위독 상태로, 치료를 위해 미국 마이애미로 이동 중인 상황이다.

클로드 조셉 임시 총리는 임시 각료회의를 통해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포르토프랭스 국제공항의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공항은 폐쇄됐다.

조셉 총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암살 사건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요구한다“고도 했다.

이번 사건을 강력 규탄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끔찍한 암살과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를 향한 공격에 충격을 받고 슬픔에 잠겼다“며 이번 암살을 ”극악무도한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또 ”모이즈 영부인이 회복하기를 바라는 진실한 마음을 보낸다“며 ”미국은 아이티 국민에 애도를 보낸다. 우리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아이티를 위해 계속 일할 것이고,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지만, 아이티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도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모든 아이티인이 헌법 질서를 지키고 이 혐오스러운 행위 앞에 단결하며, 모든 폭력을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국 대사들도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니콜라 드 리비에르 유엔 주재 프랑스대사는 이날 회의 전 ”이사회 회원국은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아이티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트위터로 ”이번 암살로 불안정과 폭력의 소용돌이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트위터에 ”모이즈 대통령 죽음에 충격을 받고 슬픔에 빠졌다“며 ”혐오스러운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아이티가 겪을 끔찍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치적 단결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웃 국가 도미니카공화국 루이스 아비나데르 대통령은 ”아이티 민주적 질서에 대한 공격“이라며 아이티와 국경을 즉시 폐쇄하라고 명령했고,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암살을 두고 ”겁쟁이 짓“이라고 규탄하며 아이티 국민들의 단결을 요구했다.

아이티는 면적 2.7만㎢에 12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나라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노예였던 흑인들이 주도해 만든 최초의 독립국이지만 현재는 아메리카 대륙 최빈국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초대형 지진과 콜레라 창궐로 10만명이 넘게 숨지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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