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선로 위에 아기를 앉힌 부모가 뭇매를 맞고 있다.
7일(현지시간) BBC·메트로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철도 공기업 네트워크 레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영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기찻길 셀카’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웨일스 귀네드주의 할렉마을 기차역에서 찍힌 이 사진엔 어린아이가 등장한다. 남색 겉옷을 입고 분홍색 장화를 신은 소녀는 기차가 다니는 선로 위에 앉아 앞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엔 담기지 않았지만 아이가 정면을 보는 것으로 보아 아이의 부모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듯하다. 기찻길 옆 유모차와 함께 서 있는 사람 역시 아이의 부모 중 한 명으로 추정된다.
네트워크 레일에 따르면 아이가 앉아있는 선로는 평소 열차가 시속 88km로 다니는 곳으로, 위험등급 ‘높음’ 수준에 해당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사진을 얻기 위해 해당 역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공사 관계자는 “열차는 생각보다 조용히 접근한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때는 이미 늦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관사 조디 도넬리도 “사람들은 최악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차와 달리 기차는 제동하기까지 수백 m가 걸리므로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사진이 목숨보다 중요한가?” “아이가 불쌍하다” “부모 자격이 없다” “안일하고 이기적이다”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 교통경찰(BTP) 조사관 리차드 파월은 “코로나19 이후 전국에서 보고된 기찻길 사고는 433건에 달한다”며 “사진을 찍기 위해 선로에 머무는 행위는 극도로 위험하며 불법이다. 최대 1000파운드(한화 약 157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5월 잉글랜드 웨스트서식스주에서는 열차가 시속 136km로 빠르게 통과하는 선로 중앙에 누워 사진을 찍는 10대 소녀의 사진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당시에도 네트워크 레일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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