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장 측 8일 오전 우편물 개봉, 10번 '파열음'…'폭죽' 추정
나고야시, 안전상 지장 발생으로 전시회장 이용 일시 중단
일본 나고야(名古屋)시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8일 일시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니치 신문, 아사히 신문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나고야시는 안전상 지장이 발생했다면서 나카(中)구 시설 ‘시민 갤러리 사카에(?)’의 이용을 일시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곳에서는 지난 6일부터 소녀상 등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8일 오전 9시 35분께 전시회장에 도착한 우편물을 관계자가 경찰이 입회한 가운데 개봉하려 하자 ‘폭죽’으로 보이는 것이 파열했다. 봉투 안에서는 약 10번의 파열음이 났다.
우편물은 세로 23㎝, 가로 12㎝ 정도의 갈색 봉투였다. 받는 이는 시민 갤러리 사카에였다.
전시회장 측은 즉시 갤러리에 있는 방문객 등을 관외로 피난시켰다. 경찰은 이외에도 수상한 물건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우편물 사건을 업무방해 혐의를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
나고야시는 이번 사건으로 시민 갤러리 사카에의 이용을 일시 중지하겠다고 결정했다. 당초 이날 전시회장은 오전 10시 개장할 예정이었다.
나고야시 담당자는 “안전 관리상 지장으로 전시회장 이용을 중지했다. 구체적인 정보를 아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전시회장 앞에서는 지난 6일 이후 전시회 취소를 요구하는 단체가 거리에서 반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시회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아이치(愛知)현 경찰은 경비를 위해 수사원을 배치했다.
표현의 부자유전은 2019년 8월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에서 전시됐다가 우익들의 항의로 중단된 기획을 재구성한 것이다.
평화의 소녀상과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모습이 불타는 모습을 담은 영상 작품 ‘원근(遠近)을 껴안고’ 등이 전시됐다.
특히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이 전시회장과 마주보는 전시실에서 ‘아이치 토리카에나하레’라는 전시가 열린다.
‘아이치 토리카에나하레’ 전시는 2019년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소녀상 전시에 반발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위안부를 모독하는 전시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아이치 토리카에나하레’는 반(反) 이민 정책을 내건 우익 성향 정치단체 ‘일본제일당’이 주최한다. 2019년 전시에서는 “범죄는 항상 조선인” 등 재일 한국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전시물과 한복 차림의 여성이 매춘소로 보이는 집에 있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 등이 포함됐다.
일본에서 소녀상은 나고야 외에 일부 지역에서 전시될 예정이었으나 우익 단체의 항의 등으로 계속 좌절되고 있다.
이번 달 16~18일 오사카(大阪)부립 센터 ‘엘 오사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표현의 부자유전·간사이(かんさい)’는 시설 관리자 측의 갑작스러운 전시회장 사용 승인 취소로 열리지 못할 전망이다.
실행위원회 측은 지난달 30일 오사카지방법원에 시설 이용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수도 도쿄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도쿄(東京) 에디션(EDITION)’도 우익 등의 방해 활동으로 연기됐다. 전시회장을 확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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