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고야에서 6일 시작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장에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배달돼 사흘 만에 전시가 조기 종료됐다.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소녀상 등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가 열리고 있던 나고야 공공전시장 ‘시민 갤러리 사카에(榮)’에 8일 오전 가로 12cm, 세로 23cm 크기의 우편물이 배달됐다.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직원이 개봉하자 폭죽 같은 물질이 10여 차례 터졌다.
부상자는 없었다. 하지만 나고야시 측은 안전관리상 문제가 일어났다고 보고 직원과 관람객을 급히 대피시켰다. 시는 또 “11일까지 전시장을 임시 휴관한다”고 발표했다. 전시회는 11일까지 열리기로 돼 있었다. 아이치현 경찰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우편물 발송자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전시회를 주최한 시민단체의 나카타니 유지(中谷雄二) 대표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표현의 부자유전은 도쿄에서 전시장을 변경해야만 했고 오사카에서는 전시장 사용을 취소당했다”며 “오늘도 (우익 세력들이) 위협을 통해 전시회를 막으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쿄와 오사카에서 6, 7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같은 전시는 우익들의 방해로 취소됐다.
소녀상 전시 중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8월 대형 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소녀상 등을 선보였을 때 “전시를 중지하지 않으면 휘발유통을 갖고 가겠다”는 등의 협박 팩스와 전화로 사흘 만에 전시가 중단됐다. 우익 단체들은 이번 나고야 전시 때도 전시장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전시 즉각 중단’을 주장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