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이 무관중 형태로 치러지게 되면서 대규모 손실이 예고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와 도쿄도가 벌써부터 적자 부담을 놓고 힘겨루기를 펼치고 있다.
9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 관련 재정 부담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협의하자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의 최근 제안에 “응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사실 대회 경비에 관한 지침은 명확하다. 일본이 2013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맺은 계약에 따르면 올림픽이 적자로 끝날 경우 도쿄도가 먼저 적자를 부담한다. 도쿄도가 충당치 못할 경우에는 중앙정부에서 이를 보전하게 된다.
그러나 가토 장관은 마루카와 다마요 일본 올림픽담당상의 국회 답변을 인용해 “도쿄도의 재정 규모, 도쿄도가 개최 도시로서 스스로 대회를 유치한 경위를 고려하면 도쿄도가 재정적으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의 자금 부족을 보전할 수 없는 사태는 상정하기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쉽게 말해서 도쿄도가 적자를 전부 떠안으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고이케 지사의 협의에 응할 수 없다면서 “무관중을 결정한 것은 주최자인 도쿄도인데, 왜 지불만은 국가인가”라며 “책임은 도쿄도에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정부와 도쿄도, 조직위, 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전날 오후 늦게 5자회담을 열고 도쿄도와 가나가와, 사이타마, 지바현 등 수도권 1도·3현에서 열리는 모든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올림픽이 열린 이후 지금까지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치러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NHK에 따르면 일반 관람권 363만장이 이미 팔렸으며, 이번 결정으로 환불 처리를 해야 해 최대 900억엔(약 9400억원)으로 추정되던 입장권 수입이 사라지게 됐다. 이에 따라 조직위는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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