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코로나 극복 자축’ 며칠만에… WHO “대유행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9일 2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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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우 위험한 가을(dangerous fall)로 가고 있다.”

출구가 보이는 듯 했던 전 세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인도발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다시 악화되고 있다. 백신 접종에 힘입어 일상을 회복하려던 미국 등에서는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대유행을 경고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최후의 수단으로 ‘백신 접종 의무화’를 추진하는 국가들이 나오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최근 일주간 미국의 일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3859명으로 전주보다 11% 늘었다. 하루 확진자는 1월에 30만498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5월 말 9438명까지 줄었다가 이날 1만9437명까지 올라왔다.

미국은 5월 CDC가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달 4일 백악관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자 1000여 명이 마스크를 안 쓰고 ‘코로나19 극복’을 자축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돌파 감염(백신을 맞은 뒤 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확진자가 늘자 우려가 제기된다. 로렌스 고스틴 WHO 국가글로벌 보건법 협력센터장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부터 대유행이 재발할 것”이라고 했고, 미 CNBC는 “지금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세계에서 벌어지는 대유행은 올 가을 미국에서 벌어질 일의 예고편”이라고 했다.

전 국민의 51%가 백신 접종을 끝낸 영국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3월에 1597명까지 줄었다가 이달 8일 3만2551명으로 약 20배 늘었다. 영국 과학자들은 방역조치를 완화한 보리스 존슨 총리를 비판했다. 스페인은 풀었던 각종 방역 조치를 다시 되돌렸고 일부 유럽국은 백신 의무 접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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