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미접종자 많은데 추가 접종 도덕적으로 혐오스러워"
"현재로선 추가 접종 필요성 증명할 과학적 증거 없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현재로서는 코로나19 백신의 3번째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부유한 나라들에 추가 접종 대신 아직도 백신을 맞지 못하고 있는 가난한 나라들과 백신을 공유해 달라고 호소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지금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기괴한 백신 격차는 “탐욕” 때문이라면서, 제약회사들에 부유한 나라들에게 추가 접종을 하도록 로비하는 대신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백신 공급을 우선하라고 촉구했다. 화이자는 미국을 포함한 일부 서방국가들에 3번째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며 추가 접종 승인을 받으려 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어려운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 아직 한 번도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며 화이자와 모더나에 아직도 백신 접종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저소득 및 중산층 국가들에 백신이 보급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
테워드로스는 또 “지난 10주 간 감소하던 전 세계 코로나19 하루 사망자 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극도로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치명적인 코로나19 물결을 몰고 왔다”고 말했다.
WHO의 수석 과학자 수미야 스와미나탄도 추가 접종 필요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스와미나탄 박사는 “이 시점에서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필요하다면 WHO가 (추가 접종을)권고하겠지만 그것은 과학 및 데이터에 근거해야 하며 개별 제약회사의 주장에 근거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 역시 부유한 나라들이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기부하는 대신 추가 접종을 결정한다면 사람들을 분노하고 부끄럽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언은 또 백신 생산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것과 부유한 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과의 백신 공유를 거부하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백신 공유를 주장하는 캠페인 단체 ONE의 톰 하트 최고경영자(CEO) 대행은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부유한 나라들이 추가 접종을 하겠다는 발상은 도덕적으로 혐오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는 가난한 나라들에서는 불과 1%만이 한 차례라도 백신을 접종했을 뿐인데 이미 두 차례 접종을 마치고도 다시 추가 접종을 받겠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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