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中 관계 긴장감 속 中과 핫라인 개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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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7월 15일 11시 25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 행정부에서 미·중 정상간 핫라인 개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CNN은 바이든 행정부가 시 주석 등 중국 고위급 ‘핫라인’ 설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백악관과 크렘린(현 러시아)간 냉전시대 때 핵전쟁을 피하기 위해 설치한 ‘레드폰’과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CNN은 이날 정부측 관계자와 이번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렇게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양국간 갈등 위험을 줄이기 위해 빠른 소통 채널을 원하고 있지만 핫라인 개설은 현재 초기화 단계에 있으며 중국에 공식적으로 제기되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 간 핫라인이 구축되면 바이든 대통령이나 국가안보 고위 관리들은 시 주석과 주변 인사들에게 암호화된 전화나 메시지를 즉시 보낼 수 있게 된다.

핫라인 개설 논의는 버락 오마바 행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이 계획을 추진했지만 중국의 동의 등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대니 러셀은 “미·중 관계에 있어 위기 대응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며 “미국 정부는 위기를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실무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모색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 911 교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행정부의 전·현직 관리들은 CNN에 핫라인 개설과 관련해 중국으로부 신속한 반응을 확보하는 데 오랫동안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의 하향식 정치 체제는 지도자급 수준의 참여를 넘어선 대부분의 접촉을 장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익명의 전직 정부 부처 관계자는 “긴급한 상황에서 중국 측과 연락이 닿는 것은 특히나 어렵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초창기 때 중국과의 의사소통은 아주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들의 커뮤니케이션은 톱다운 방식이라서 더더욱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 중국과 미 국방부는 이런 핫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나, 군사적 논의에 사용이 국한돼 있고 실질적으로는 사용되지 않는다고 CNN은 설명했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 커트 캠벨은 이와 관련해 “직통 전화는 있다. 다만 올해 초 미중 외교와 대만에 관한 문제로 미국 측에서 여러 차례 시도했었는데 몇 시간 동안 빈방에서 울릴 뿐 받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핫라인이 과거 러시아와 냉전시대에는 유용했지만 현재에도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2016년 러시아에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말라고 핫라인을 사용했지만 무시됐다.

이에 중국과 새로운 핫라인이 개설되도 시 주석이 핫라인을 정기적으로 이용하겠다고 하는 등 중국 정부의 의지게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백악관과 베이징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수년간 이어졌지만 실행은 항상 요원했다고 CNN은 전했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중국과 사이버 메시지 시스템 구축 등을 논의했지만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가 사이버보안 정책을 총괄한 크리스 페인터가 전했다.

페인터는 “중국과 미국의 신뢰구축의 역사는 러시아와 같지 않아 더욱 의심스럽게 봤다”며 “(핫라인이) 묘책은 아니지만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핫라인 개설로 양국간 충돌이라는 전략적 위험성을 감소할 수 있지만 핵심은 중국은 여전히 적대적이며, 미국은 이를 방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논의가 시의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 근교 톈진에서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과의 회담 일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셔먼 부장관의 이번 방문은 향후 양국 정상회담 준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관측통들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오는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회담에 참석해 양자회담을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실질적 진전을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장 위구르 인권 유린을 비롯해 홍콩 대만 문제 등을 두고 미·중이 갈등을 빚고 있어 실제 만난다해도 접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직 국방부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드류 톰슨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G20 이후 별도로 만날 수도 있지만, 이런 만남은 상징적일 뿐 실질적인 성과는 없을 것”이라며 “양국은 각자의 입장을 교환하고 입장차를 확인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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