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사람이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대규모 봉쇄 조치로 약물 중독자들이 고립되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생긴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에 따른 어두운 사회분위기, 봉쇄 등으로 중독자의 불안 및 우울증세가 더 심해졌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14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사람은 모두 9만3331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7만2151명)에 비해 29.4% 증가한 수치로 하루에 250명 이상, 매 시간마다 10명 이상 각각 사망한 꼴이다. 또 미 50개주 가운데 48개주에서 약물 사망자가 늘었을 정도로 전 지역에서 골고루 나타났다.
미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는 1970년만 해도 약 7200명에 불과했고 1988년 9000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약 30여 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약물 관련 사망자가 늘어난 것은 팬데믹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약물 중독자들이 대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점이 주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유통되는 약물의 독성 자체가 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과거 약물 과다복용의 대부분은 진통제였지만 현재는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인 펜타닐, 헤로인 등으로 대체됐다. 특히 펜타닐은 원래 암 등으로 인한 심한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지금은 다른 약물과 섞여 불법으로 대거 유통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