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진리교 테러’때 사용한 독극물
관계자 10여명 20분간 급히 피신
경찰 “실제 독극물 아닌 물 가능성”
16∼1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이틀 앞둔 14일 전시장에 ‘사린’이라고 적힌 문서와 미확인 액체가 든 봉투가 배달됐다. 사린은 일본 사이비 종교단체 ‘옴진리교’가 1995년 도쿄 지하철역 테러에 사용한 독성 물질로 인체의 신경계를 손상시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소녀상 전시를 방해하려는 우익세력의 위협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녀상 전시 실행위원회 관계자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린이라고 적힌 글귀를 보는 순간 놀라 관계자 10여 명이 20분간 급히 피신했다. 전시를 열지 말라는 내용의 항의 문서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행위원회 측에는 13일에도 “전시를 중단하지 않으면 힘으로 저지하겠다”는 등의 협박문이 배달됐다.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협박은 범죄 행위로 용서받을 수 없다. 경찰과 정보를 공유해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이 액체가 진짜 사린이 아니라 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소녀상 전시에 대한 우익세력의 협박은 도를 넘고 있다. 6일 시작된 나고야 전시에서도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전시장에 배달돼 전시 시작 3일 만에 조기 종료됐다. 지난달 25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 전시는 우익 세력이 전시장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전시 중단’ ‘한일 단교’ 등을 외치는 바람에 아예 개최조차 못한 채 취소됐다. 다카하시 료헤이(高橋良平) 나고야 전시 실행위원은 “전시를 무력으로 방해하는 행위가 이어지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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