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의 10%가 인도네시아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비위생적인 인도네시아의 시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시장 세 곳(랑고완, 카롬바산, 베리만)의 충격적인 실태를 전했다. 이곳에서는 살아있는 박쥐, 들쥐, 뱀, 개, 개구리, 등이 한곳에 모여 식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특히 베리만 시장에서는 온몸에 형형색색 물든 병아리의 모습도 발견됐다.
시장 실태 조사에 나선 국제 동물복지단체 ‘포포스(Four Paws)’는 시장의 위생뿐만 아니라 도살 과정을 특히 문제 삼았다. 랑고완 시장의 경우 도살 당한 동물이 흘린 피가 웅덩이처럼 고인 상태에서 구더기가 함께 목격되기도 했다. 동물의 사체 부위들이 다른 사체 부위에 엉킨 채 쌓여 있기도 했다.
비위생적인 동물시장, 감염병의 온상…우한 시장
일부 전문가는 인도네시아 시장이 중국의 ‘우한 시장’과 비슷하다는 의견이다.
앞서 중국의 우한 시장에서도 박쥐 등 야생동물들이 비위생적으로 판매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의 발병 원인이 이곳에서 팔린 박쥐의 ‘판골린(pangolin)’이라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 당국은 이 시장을 폐쇄했다.
또 ‘사스(SARS)’와 ‘조류독감(bird flu)’도 동물을 판매하는 시장에서 발병된 것으로 추적되자 중국은 “건강과 생태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야생동물의 소비와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살아있는 동물 시장의 비위생적 조건이 ‘인수공통감염병’의 온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병은 동물이 사람에 옮기는 감염병으로 야생에서는 서로 만날 수 없는 동물들이 한 데 모여 접촉하면 종간 이동 가능성도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연 10억 건의 질병 사례가 보고된다. 이 가운데 수백만 명이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사망하는데, 75%는 야생동물에게서 발생한 감염병이라고 밝혔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당국 정부의 긴급 조치 필요”
이렇듯 치명적인 감염병을 퍼뜨릴 수 있는 인도네시아의 ‘비위생적인 동물 시장’을 당장 폐쇄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발리의 국제 동물보호단체(Human Society International) 관계자는 “아직도 수천 마리의 야생 동물들이 도시 중심의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라며 “인도네시아가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발생지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 14일 하루 동안 5만 451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건 당국이 발표했다. 인도네시아의 하루 확진자는 5월 중순 2000여 명이었지만, 6월 21일부터 매일 1만 50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더니 처음으로 5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수의 1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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