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을 강타한 홍수로 독일과 벨기에에서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양국 정부의 대응 실패를 지적하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이 두 나라와 국경을 맞댄 네덜란드에서는 사망자가 한 명도 없어 수해 대응 시스템이 조명을 받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외신은 네덜란드의 수해 대응 시스템을 19일 상세히 다뤘다.
14일부터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3국의 국경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네덜란드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16일 네덜란드 남부 에이스던에서는 1911년 이후 수위가 가장 높이 올라갔고 19일에는 독일-네덜란드 국경의 라인강 수위가 정상치보다 14.5m 높아졌다. 20일 현재 네덜란드에서는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없다.
미국 CNN은 네덜란드가 과거 1000년 이상 바다, 강과 맞서 싸운 ‘물 관리의 역사’를 갖고 전했다. 네덜란드 국토의 약 25%는 해수면보다 낮고 인구의 60%는 늘 홍수 위험에 노출됐다. 1953년 네덜란드 대홍수로 1835명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다. 이후 네덜란드는 홍수 대비책을 세웠다. ‘델타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수해 대응 국책사업에 1958년부터 1997년까지 약 155억 달러(약 17조8000억 원)가 투입됐다. 대대적인 제방과 댐 건설이 시작됐고 강과 바다가 이어지는 지점을 모두 수문(水門)으로 틀어막았다. 모래언덕, 제방 등 불어난 물을 내보낼 펌프 시설도 곳곳에 들어섰다.
네덜란드는 2100년까지의 홍수 상황을 예측하고 분석해 지금도 시설을 보강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 관계자는 “이런 홍수가 2050년경 닥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더 빨리 왔다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이코노미스트에 말했다. CNN은 ”많은 사상자가 중 독일에서는 관료들이 책임 회피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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