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확산에 경제비관론 다시 고개
다우 2%↓… 작년 10월이후 최대, 항공-여행주 낙폭 두드러져
서부 텍사스산 원유 7.5% 폭락… 투자자들 국채 몰려 가격 올라
“회복세에 큰 영향 못줄것” 반론도
‘변이 바이러스’ 공포에 미국 월가가 크게 흔들렸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본격화하자 미국 증시는 경제 재가동에 대한 기대 심리에 큰 상승세를 이어 갔다. 하지만 최근 감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가 크게 확산하고 백신 접종 속도도 떨어지면서 경제에 대한 비관 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1%(725.81포인트) 급락한 33,962.04로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급격한 하락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6%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1% 하락한 채 장을 마무리했다.
기업별로는 그동안 경제 재개의 수혜 종목으로 분류된 종목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유나이티드항공(―5.5%), 델타항공(―3.7%) 등 항공주를 비롯해 보잉(―4.9%), 제너럴모터스(GM·―2.3%) 등 글로벌 경기와 밀접한 기업들의 낙폭이 유난히 컸다.
주말을 지나고 사흘 만에 열린 이날 증시는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3만 명 선을 넘었다는 보건당국의 발표가 큰 영향을 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데다 미중 관계 악화로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리스크가 커진 점도 증시 하락의 요인이 됐다고 풀이했다.
경제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국채금리나 국제유가에도 즉각 반영됐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181%로 전 거래일인 16일(1.300%)보다 크게 하락했다. 금리가 내린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오른다는 뜻으로 투자자들이 증시 하락 등을 우려해 안전자산인 국채에 몰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역시 안전자산으로 취급받는 달러화 가치도 상승했다. 16개 외국통화 대비 달러화가치를 나타내는 WSJ달러지수는 0.3% 올라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경제 활동이 다시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급락했다. 이날 상품시장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7.5% 급락한 배럴당 66.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7% 가까이 떨어져 70달러 선이 깨졌다. 이른바 ‘공포 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지수는 약 25까지 치솟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날 시장 지표는 최근까지 잘나가던 미국 경제가 변이 바이러스라는 걸림돌을 만나 크게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델타 변이가 기존의 경제 회복세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여전히 나온다. 월가 헤지펀드계의 대부인 빌 애크먼은 CNBC에 출연해 “(델타 변이로 인한) 사람들의 행동 변화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엄청난 경제 호황을 보게 될 것이다. 올가을 극도로 강한 경제가 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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