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한 남성이 자신의 승용차를 박살 낸 두리안을 판다는 글을 소셜미디어(SNS) 올려 차 수리비를 얻게 된 사연이 눈길을 끈다.
20일 말레이메일, 더스타 등에 따르면 셀랑고르주 샤알람에 사는 완 마후신 완자인 씨(27)는 지난 11일 오전 집 앞 나무에서 두리안이 떨어져 자신의 승용차 뒷유리를 박살 낸 모습을 발견했다.
화가 나는 상황이지만 그는 웃음으로 승화했다. 마후신은 현장을 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리면서 “앞마당에 두리안이 떨어지지 않도록 나무 밑에 그물을 쳐놨는데, 하필 그물 틈 사이로 떨어진 것 같다. 3년밖에 안 된 내차가 망가졌다. 수리비로 500링깃(약 14만 원)이 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번도 땅에 떨어진 적 없는 특별한 두리안을 500링깃에 팔겠다”며 익살스럽게 홈쇼핑 장면을 연출했다.
영상은 트위터에서 3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삽시간에 퍼져 입소문을 탔다.
마후신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영상을 올렸다. 대부분 재밌어했고, 차가 그렇게 부서졌음에도 화내지 않고 침착한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반응했다”고 전했다.
장난삼아 올린 영상인데 뜻밖에도 진짜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게다가 연락해온 사람은 말레이시아 인적자원부 장관이었다.
마후신은 “18일 밤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받았다. 인적자원부 장관이라는데 믿기지 않았다. 두리안을 꼭 사고 싶다고 하더라”고 말레이메일에 밝혔다.
이어 “하지만 그 두리안을 이미 가족과 함께 먹었고, 애초 팔 생각도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장관은 어쨌든 차 수리 비용을 주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장관은 실제로 돈을 보냈다. 마후신은 “내가 필요한 수리비보다 더 많은 돈을 보내왔다. 남은 돈은 코로나 봉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 썼다”며 “코로나 시국에 사람들을 웃길 수 있어서 행복했다. 내 차에 부딪힌 두리안도 맛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말레이시아 인적자원부에 문의한 결과 사라바난 무루간 장관이 실제로 두리안을 사겠다고 직접 연락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더스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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