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경쟁 격화로 적대감 형성된 듯
5마리 고릴라들 중 성인 3마리는 도주 새끼 2마리 죽어
가봉의 로앙고 국립공원에서 수십 마리의 야생 침팬지들이 고릴라들을 공격해 죽이는 모습이 독일 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관찰됐다고 CNN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오스나브루크 대학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연구진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처음 침팬지들이 고릴라 주변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잔인한 공격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연구 보고서를 작성한 라라 서든은 “처음에는 침팬지들의 비명만 들렸고 서로 다른 두 침팬지 집단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곧이어 고릴라들의 특징인 가슴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침팬지들이 무리지어 5마리의 고릴라들과 싸우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네이처지에 게재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침팬지들의 고릴라 공격은 지난 2019년 일어났다. 공격을 받은 5마리의 고릴라는 다 자란 수컷 한 마리와 암컷 두 마리, 그리고 새끼 2마리였는데 성인 3마리는 침팬지들의 공격으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하려다 힘이 부치자 도주했고, 새끼 고릴라 두 마리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토비아스 데쉬너 연구원은 “이는 침팬지의 존재가 고릴라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이다. 침팬지가 고릴라를 공격하는 놀라운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침팬지와 고릴라는 지금까지 야생에서 평화적으로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오스나브루크 대학의 인지생물학자 시몬 피카는 지금까지 알려진 침팬지와 고릴라들의 행동 양식에 비춰볼 때 이번 공격은 특히 놀랍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한정된 먹이를 나눠 먹어야 하는 것이 침팬지들로 하여금 고릴라들을 공격하게 만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데쉬너는 “식량 자원 공유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침팬지들과 고릴라들 간에 적대감이 형성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앙고 국립공원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의 가봉 해안에 펼쳐져 있는 보호구역으로 코끼리, 물소 그리고 많은 다른 종들의 서식지이다. 이 지역은 심각한 멸종위기종인 서부 로랜드 고릴라의 서식지이다. 침팬지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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