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하 발언 논란으로 물러난 모리 요시로(森喜朗·83)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 전 위원장이 23일 오후 개최되는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내부에서도 “몰상식하다”라며 비판이 일고 있다.
23일 일본 매체 닛칸겐다이는 관련 기사에서 “모리 전 총리는 조직위 위원장에서 해고됐는데 유공자로 개회식에 참석하는 것은 몰상식하다”고 비판했다.
모리 전 위원장은 지난 2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에 대해 “여성이 많이 있는 이사회는 (회의에)시간이 걸린다”는 등 여성 비하 발언을 해 파문이 일면서 발언 9일 만에 위원장직에서 사임했다.
그러나 23일 오후 열리는 개회식에 ‘유공자’로 인정받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닛칸겐다이는 “모리 전 위원장이 개회식에 참석한 모습이 중계되면 국내외에서 야유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수많은 문제 발언을 한데다, 여성 비하 발언이 결정타가 돼 조직위 위원장에서 해고됐다”며 “지금은 한 명의 시민일 뿐 올림픽에 아무런 권한도 없다”, “무관중으로 개최되는 개회식에 한 시민을 참석시킬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조직위와 일본 정부 내부에서 그의 올림픽 개최에 대한 공적을 인정해 ‘명예 최고고문’으로 앉히려는 논의가 일고 있는 데 대해서도 “(여성 비하 발언으로)애당초 명예 최고고문 자체에서 논외의 인물”이라고 했다.
또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현 조직위 위원장이 모리 전 위원장과 친분이 두텁다면서, 만일 하시모토가 이런 이유로 모리를 참석시키려는 것이라면 그것은 “올림픽의 사물화”라고 비난했다.
닛칸겐다이는 이처럼 불투명한 추진 방식이 올림픽 엠블럼 표절 시비에 더해 학창 시절 장애인 학우 학대 논란으로 최근 개회식 음악 연출가 직에서 내려온 뮤지션 오야마 게이고(小山田圭吾)와 유대인 학살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으로 해임된 개·폐막식 ‘쇼디렉터’ 고바야시 겐타로(小林賢太郞) 문제 등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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