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연내 테이퍼링 운 띄웠다… 제로금리는 유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9일 11시 55분


미국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책 중의 하나인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조만간 축소할 의향을 내비쳤다. 이제 미국의 경제회복이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기 때문에 유동성 지원을 조금씩 줄여나가도 괜찮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8일(현지 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작년 12월에 위원회는 최대 고용과 물가안정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을 때까지 자산 매입을 계속하겠다고 했다”면서 “그 때 이후 경제는 이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고 월 1200억 달러에 이르는 채권을 매입하면서 시장에 돈을 풀고 있다. 연준의 이런 언급은 자산매입 규모를 조만간 축소(테이퍼링)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위원회는 향후 회의들에서 (경제 지표의) 진전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는 현재의 0.00~0.25% 수준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연준의 성명에 따라 연내 긴축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올해 안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힌트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C방송 역시 “연준의 목표치에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한 것은 정책 변화, 특히 테이퍼링이 있을 것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보도했다.

다만 최근 미국에서 델타 변이가 다시 확산하는 등 팬데믹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남아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방역 조치가 강화되고 경제가 타격을 입게 되면 연준의 긴축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1년 반째 쌓인 ‘팬데믹 학습 효과’ 때문에 이번 재확산은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의 확산을 계속 봐왔지만 경제에 대한 영향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델타 변이는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겠지만, 이는 비합리적인 예상이 결코 아니다”고 했다.

연준은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의 진전과 강력한 정책 지원에 힘입어 경제활동과 고용 지표가 계속 개선됐다”며 “팬데믹에 가장 심하게 영향을 받은 부문은 개선을 보였지만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 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올랐지만 대체로 일시적인 요인을 반영한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일부 반영되며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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