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이 ‘K방역 성공’을 자화자찬하던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에는 실패해 국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잇달아 보도했다.
NYT는 28일(현지 시간) “한국에서 백신 접종 예약을 원하는가? 111시간을 기다려보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백신 예약 지연 사태를 전했다. 한 예약 대기자는 ‘앞선 대기자 40만1032명, 예상 대기시간 111시간 23분 52초’라는 안내 메시지에 좌절했고, 한국인들은 백신 예약을 ‘(무의미한 노동을 무한 반복하는) 시지프스의 투쟁’이나 ‘BTS 콘서트 티켓 확보’에 비유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의 방역 성과에 취한 한국 정부가 백신 확보를 머뭇거렸던 것이 근본 문제라고 NYT는 짚었다. NYT는 “정부는 ‘K 방역’이라는 이름까지 붙였고, 지난해 12월엔 ‘한국은 개발된 백신이 효과적이고 안전한지 지켜볼 수 있는 사치를 부릴 수 있다’고도 했다”면서 “백신 확보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후과가 최근 비참하도록 뚜렷해졌다”고 보도했다.
NYT는 한국은 주요20개국(G20) 중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느린 축에 속하고, 인구 5200만 명 중 34.9%만이 1회 이상 백신을 맞아 접종률이 다른 선진국들(55~70%)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정부가 방역 규제완화를 검토하면서 국민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던졌다”며 “그 결과 7월이 되자 가장 강력한 방역 규제를 발표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도 29일 “한국이 올 여름 델타 변이로 진땀을 빼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7월 들어 강화된 거리두기 규제로 식당 개업 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는 한 자영업자의 사연을 전하면서 “대유행 초기 한국은 공격적인 검사와 접촉자 추적을 통해 방역에 성공했다는 찬사를 받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최악의 코로나19 확산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디언 역시 한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인구의 13.5%에 머물러 접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에서 두 번째라고 했다. 가디언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바이러스 확산 억제에 성공했다며 자축했지만 충분한 백신 확보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어 “그 결과 국민과 소상공인들이 경제와 삶의 질을 훼손당하면서 봉쇄에 가까운 조치를 견디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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