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는 만장일치 동결
월가 “연내 긴축 시작될 가능성”
기재부 “국내 시장 영향 제한적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계속 경계”
미국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책 중 하나인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조만간 축소할 의향을 내비쳤다. 어느 정도 경제 회복의 진전을 이뤘다고 보고 유동성 지원을 조금씩 줄여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염력이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대해서는 “우리는 바이러스와 사는 법을 이미 배웠다”면서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크게 보지 않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8일(현지 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작년 12월에 위원회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을 때까지 자산 매입을 계속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때 이후 경제는 이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고 월 1200억 달러에 이르는 채권을 매입하면서 시장에 돈을 풀고 있다. 연준의 이런 언급은 자산 매입 규모를 조만간 축소(테이퍼링)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위원회는 향후 회의들에서 (경제 지표의) 진전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는 현재의 0.00∼0.25% 수준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월가에서는 연내 긴축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올해 안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힌트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에서 델타 변이가 다시 확산하는 등 팬데믹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그간 ‘팬데믹 학습 효과’ 때문에 이번 재확산이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의 확산을 계속 봐왔지만 경제에 대한 영향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어느 정도 배웠다”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일부 반영되며 소폭 하락했다. 연준의 행보는 연내 금리 인상의 깜빡이를 켠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과 정부 재정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FOMC 결과가 시장 예상에 부합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조기 테이퍼링에 관한 우려도 상존하는 만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언제든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계속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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