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 팬데믹 이전 규모를 회복했다. 빠른 백신 보급과 정부의 재정 지출 등에 힘입어 역대 다른 경제위기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빠른 회복을 한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재확산 등 변수도 여전히 많다.
미 상무부는 29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기준 6.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분기 때 6.3%에 이어 두 분기 연속 6%대 고성장이다. 다만 월가의 기대치인 8%대에는 못 미쳤다.
2분기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소비 지출이다. 백신 접종으로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와 여행 욕구가 살아나면서 소비는 연율 기준 11.8% 증가했다. 기업 투자 역시 8%(연율) 늘어나 경제 성장에 힘을 보탰다. 다만 공급망 교란과 노동력 부족으로 기업 등이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성장이 이어지면서 팬데믹으로 GDP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던 미국은 사실상 1년 만에 위기를 훌훌 털고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미국의 분기별 성장률은 팬데믹이 시작된 작년 1분기 연율 기준 ―5.0%로 밀리더니 그해 2분기에는 ―31.4%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잠잠했던 3분기에 33.4%로 빠르게 회복했고 백신이 보급된 4분기부터는 5% 안팎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경제가 백신 공급과 정부 지원금 등에 힘입어 가장 저점이었을 때 이후 1년 만에 팬데믹의 수렁에서 벗어났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경기침체가 끝난 2009년 이후 GDP가 완전히 회복하는 데 2년이 걸렸다”고 분석했다.
다만 델타 변이 등의 확산이 이런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도 적지 않다. 미 보건당국은 이번 주 백신 접종자들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미국 경제가 작년 봄처럼 완전 봉쇄되는 수준으로 진행되진 않겠지만 사람들이 외식이나 여행을 다시 꺼리게 되면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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