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前한미사령관 “대선 앞둔 韓, 반미 조짐 나와…동맹 유지 돼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30일 14시 27분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에서 대선을 앞두고 반미(反美)주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미 동맹이 선거 중에도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29일(현지 시간) 미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북한과의 일괄타결’(A Grand Bargain With North Korea)이라는 제목으로 기고를 했다.

그는 이 글에서 “한미 동맹은 한국의 대선 기간 중이나 끝난 후에도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 시절 동맹이 약화된 주된 이유는 포퓰리즘적 민족주의를 만족시키기 위해 국방을 정치화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어 한국의 일부 대선 후보들을 겨냥해 “인기영합주의적 후보들이 반미주의와 반(反)동맹주의를 계속하려는 조짐이 벌써부터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은 주한미군이 주요 훈련시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치적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며 “훈련시설 접근을 제한하면 미국은 아파치 공격 헬기 부대 등 병력을 일본, 알래스카로 재배치하는 것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썼다. 이는 얼마 전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 주민들의 반대로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훈련이 중단된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어 “한국 국내의 정치적 압력이 훈련을 제한하는 주된 요인”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런 포퓰리즘 정책을 채택했지만 최근에는 덜 정치적인 방식으로 이런 사안에 접근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대선 정국에 진입하면서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5월 정상회담으로 한미동맹에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북한과 중국은 한국과 미국의 사이를 틀어지게 하려고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봤다. 이 기고문은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함께 작성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기존의 대북 접근법은 군사적 압박, 경제 제재, 중국을 통한 비핵화 노력에 기초해 왔지만 이는 북한이 중국과의 동맹관계를 포기할 정도로 효과적이진 않았다고 지적하며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장 바라는 바를 들어줘야 한다”며 “그것은 북한이 경제·정치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한미가 북한과의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남북간 종전 선언이 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북한 인프라 개발을 위한 미국의 금전적 지원, 한국과 자유무역 협정 등을 통해 북한과 항구적 평화를 정착하고 동시에 북한의 중국 의존성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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