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강한 델타, 132개국 확산
하루 확진 28만 → 64만명 급증
WHO “그동안 성과 다 잃을 위험”
CDC “백신 안듣는 새 변이 우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싸움에서 우리가 어렵게 이뤄 놓은 것들을 다 잃을 위험에 처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최근 4주간 세계 6개 대륙 중 5곳에서 코로나19 감염이 80% 늘었다. 많은 나라에서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6월 한때 20만 명대까지 떨어졌던 전 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50만∼60만 명대로 다시 늘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6월 21일 28만788명이던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가 지난달 30일 64만4988명, 31일엔 53만4839명이었다. 백신 접종률이 전체 인구 대비 2%가 채 되지 않는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가 80% 증가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델타 변이가 현존하는 바이러스 중 전파력이 가장 강력한 축에 속한다면서 “(코로나19와) 전쟁 양상이 완전히 변했다”고 분석했다.
WHO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현재 132개 나라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델타 변이는 알파, 베타 등 초기의 다른 코로나19 변이들보다 전파력이 50% 이상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델타 변이는 우리가 아는 바이러스 중 전파력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델타 변이는 심각하다”고 CNN에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29일 CDC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한 데 따르면 델타 변이의 전파력은 천연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에볼라, 독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조류인플루엔자(AI)보다도 높았고 수두와 비슷했다.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는 홍역뿐이었다.
올해 4월 델타 변이 확진 사례가 처음 나온 한국에서도 약 석 달 만에 전체 감염자의 절반 이상에서 델타 변이가 확인될 정도로 확산된 상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1주일간 전체 확진자 중 델타 변이 감염 비율은 51%였다.
해외 유입을 제외한 국내 지역감염 사례에서도 델타 변이 감염자 비율은 일주일 새 33.9%에서 48.0%로 늘었다. 백신을 맞고서도 확진 판정을 받는 이른바 ‘돌파 감염’ 사례도 늘고 있다. 질병청이 돌파 감염 추정 사례 779건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72건 중 54건이 델타 변이였다.
델타 변이의 확산이 전파력이 더 강한 새 변이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월렌스키 국장은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지금의 백신이 듣지 않는 새 변이 출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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