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이 점점 ‘고통의 가을’로 향해 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백신 접종자들의 ‘돌파 감염’ 사례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1일(현지 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10만1171명으로 나타났다. 올 6월 확진자 수가 하루 1만 명 남짓했던 것에 비하면 한 달 만에 10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CDC 기준으로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은 것은 올해 2월 6일 이후 반 년 만에 처음이다. 존스홉킨스대 등 민간 통계로는 이미 지난 달 말에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은 적이 있지만 미 정부의 공식 통계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상황은 앞으로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1일 ABC방송에 나와 “우리가 다시 봉쇄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가 상당히 올랐다”며 “우리는 백신을 맞을 수 있는데 안 맞는 사람이 1억 명 있다. 이들에게서 바이러스 발생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이 이처럼 미국인들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접종을 마친 사람들 사이에서도 감염 사례가 속출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저커버그 종합병원과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의료센터에서 최소 233명의 직원이 지난달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저커버그 종합병원에선 50명 이상의 직원이 확진됐는데 이들 중 75~80%는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였다. 샌프란시스코 의료센터도 183명의 감염자 중 153명이 접종을 완료한 상태에서 감염됐다. 다만 이 병원에서 감염된 직원 중에는 2명만 입원 치료를 받았고, 나머지 대부분은 경미한 증상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병원 의사들을 인용해 만약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입원율이 훨씬 올라갔을 것이라면서 백신을 맞으면 증상이 심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