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양극화속 3차 접종 갈등
이스라엘-獨-佛 등 부스터샷 시작
美, 접종완료 외국인만 입국 허용 검토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양극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부유한 일부 나라가 백신 접종 완료자 대상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본격화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4일(현지 시간) “지금까지 접종된 백신 40억여 회분 중 80% 이상이 세계 인구의 절반이 안 되는 중상위 소득 국가에 돌아갔다”며 “(각국은) 부스터샷을 적어도 9월 말까지 일시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9월 말은 앞서 WHO가 ‘각국 인구의 최소 10% 접종’을 목표로 제시했던 시한이다.
그에 따르면 고소득국은 인구 100명당 100회분에 가까운 백신을 접종했고 저소득 국가는 100명당 1.5회분만 맞았다. 이달 3일까지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의 비율이 북미와 유럽은 49%에 이르지만 아프리카는 4%가 채 안 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접종 완료 인구 비율 62%)과 독일(53%) 프랑스(49%) 등이 부스터샷을 이미 시작했고, 미국(49%)과 영국(57%) 등도 부스터샷을 검토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취약 계층도 백신을 맞지 못하고 있는데 백신의 대부분을 가져간 나라들이 더 맞히겠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WHO의 부스터샷 일시 중단 요청과 관련해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4일 “미국은 3일까지 백신 1억1000만 회분을 해외에 기부했다”며 “우리는 국내에서 부스터샷에 쓸 백신뿐 아니라 해외에 지원할 백신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만 국내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4일 전했다. 미국은 현재 솅겐 조약(유럽 내 상호 국경개방)에 가입한 유럽 26개국과 영국, 중국, 인도, 브라질 등에서 최근 14일 이내에 머문 적 있는 비(非)시민권자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이런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유럽 동맹국 등으로부터 불만이 제기돼 왔는데 제한을 푸는 조건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의 입국만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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