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가, 또 연설문 잘못 읽어…단락 통째로 빼 문맥 안 통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6일 16시 11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히로시마(廣島) 원자폭탄 전몰자 위령식에 참석해 기념사 낭독 중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부분을 읽지 않고 넘겨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스가 총리는 행사 후 사과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해서는 안 되는 실수를 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6일 오전 히로시마에서 열린 위령식에 참석한 스가 총리는 준비한 원고를 읽던 중 “일본은 핵무기의 비인도성을 어느 나라보다 잘 이해하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이며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착실히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내용의 단락을 통째로 읽지 않았다.

이로 인해 스가 총리는 이 단락 앞에 있는 “일본은 비핵화 3 원칙을 견지 하면서”라는 부분과 이 단락 뒤 “핵군축의 진행방식을 둘러싸고는 각국의 입장에 차이가 있다”는 부분을 붙여 읽어 의미가 통하지 않았으며 당시 NHK 생중계에서도 자막 내용과 스가 총리의 연설문이 맞지 않는 사고가 났다. 스가 총리는 이외에도 ‘히로시마’를 ‘히로마시’로 읽는 실수도 했다. NHK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스가 총리의 연설 실수를 일제히 보도했다.

스가 총리는 행사 참석 후 기자회견에서 “일부를 읽지 않은 것을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읽지 않은 탓에 아베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시절부터 추진 해 온 ‘군대 보유’ 개헌 추진을 의식한 행동이 아니냐는 추궁이 잇따르고 있다. 렌호(蓮舫) 입헌민주당 참의원은 SNS를 통해 “누구나 실수 할 수 있지만 틀려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것이 있다”라고 스가 총리를 비판했으며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일본 공산당 위원장은 “설마 (읽는 것을) 건너뛸 줄은 몰랐다. 핵군축에 대한 근본 자세가 추궁 당하는 순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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