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미군 철수한 아프간 주도 점령…美英 자국민 철수 권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8일 17시 12분


미군이 대부분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 반군 탈레반이 님루즈주(州)의 주도(州都)인 자란즈와 자우즈얀주의 주도 셰베르간을 점령했다. 5월부터 시작된 미군 철수 작업 이후 주도가 점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영국은 아프간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철수를 권고했다.

7일 가디언, AFP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전날 이란과의 접경지역에 있는 자란즈를 전투 시작 3시간 만에 점령했다. 님루즈주의 한 관리는 가디언에 “탈레반이 님루즈주의 모든 곳을 점령했다”면서 “정부군은 다른 지방으로 도망치거나 탈레반에게 항복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이 이 지역을 장악하자 약 3000명의 주민들은 국경을 맞댄 이란으로 피란을 떠났다. 탈레반은 7일 자우즈얀주의 주도 셰베르간도 점령했다. 자란즈를 함락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두 번째 주도를 점령한 것이다.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9·11 테러 20주기를 맞는 올해 9월 11일까지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힌 뒤 탈레반의 공세는 연일 거세지고 있다. 탈레반은 시골 지역을 먼저 점령한 뒤 주요 도시에 대한 공세를 높이고 있다.

탈레반은 7일 다와 칸 메나팔 정부 미디어센터장을 카불에서 암살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메나팔의) 소행이 괘씸해서 우리 전사들이 처단했다”고 했다.

아프간의 혼란이 이어지면서 미국과 영국은 자국민들에게 철수를 권고했다. 카불 주재 미국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아프간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영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서 “아프간 내 모든 영국인은 지금 바로 아프간을 떠나라. 우리가 비상시기에 당신들을 탈출시킬 수 있다고 믿지 말라”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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