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신임 대통령이 서방 정상 중엔 처음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했다.
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핵 협상과 관련, 마크롱 대통령에게“어떤 협상에서도 이란 국민의 권리는 유지돼야 하며 국익도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이 빈 협상을 신속히 재개해 결론을 내리고 (2015년 맺은) 핵 합의를 위반하는 모든 핵 활동을 지체없이 중단해 달라고”고 요구했다.
이란은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과 맺은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복원 협상을 유럽연합(EU)의 중재로 진행하고 있다.
이란의 무기급 핵개발을 제한하는 대신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2015년 맺은 합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로 표류했다. 이후 이란은 무기급에 가까운 고농도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고, 미국은 제재를 복원했다.
핵 합의 복원 협상은 미국과 이란의 동시 복귀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지난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돼왔다. 마지막 라운드는 이란 대선 직후인 6월 20일 예정했으나, 대표단이 모인 상황에서 돌연 협상을 연기하고 귀국한 뒤 지금까지 다음 날짜를 잡지 않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미국은 (이란에) 새 제재를 가함으로써 (핵 합의) 의무를 명백히 위반했다”며 “유럽 당사국들도 미 제재를 회피하려는 이란을 돕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압박과 제재 정책으로 이란이 법적 권리 관련 후속조치를 철회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라이시 대통령은 오만 인근 해상에서 지난달 발생한 유조선 공격의 배후로 지목된 데 대한 억울함도 표명했다. 선박은 라이베리아 국적이지만, 선사는 이스라엘 조디악 해양이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이 공격의 배후라는 이스라엘과 미국 등 동맹국들의 비난이 있은 뒤, 걸프해에서 ‘억지력 유지’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유엔 안보리해양안보회의에서 “세계는 이란에 면죄부를 줄 수 없다”며 유조선 공격 관련 책임을 묻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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